신환철 대표는 스마트 산업안전 장비 제조사 세이프웨어를 창업했습니다.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기업에서 구급차 설계를 했던 신환철 대표는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여러 산업현장을 접하며 세상에 꼭 필요한 제품으로 ‘입는 에어백’을 고안합니다. 구급차를 설계하며 구급차에 탈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거나, 타더라도 바로 조치가 가능한 경미한 부상 정도로 생존율을 높이는 그런 안전제품 ‘스마트 웨어러블 에어백’은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여러 기업뿐 아니라 국방부 산하 군부대에도 납품될 정도로 이제는 그 품질을 인정받는 에어백 C3는 최근 군사저널에도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신환철 대표의 인터뷰 내용 일부를 인용하여 사람이 안전하길 바라며 안전 제품을 만드는 제작자의 마음과 제품의 가치를 소개합니다.

Q. 세이프웨어를 설립한 취지는 무엇인가요?

SK에서 2011년에 퇴직했습니다. SK에서 주로 개발하던 것이 소방이나 응급에 사용되는 구급차였습니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분야에 더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구급차에는 다친 사람의 상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여러 기능이 필요한데, 그걸 만들면서 아예 구급차를 타지 않거나 타더라도 경미한 부상 정도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고 선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일본에 사람의 신체를 보호하는 입는 에어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해당 제품은 와이어가 연결되어 있어 와이어가 이탈하면 에어백이 터지는 방식이었는데, 주로 오토바이 라이더가 입는 용도였습니다. 이런 입는 에어백이 가장 필요한 곳이 산업현장일 것 같다는 생각이 미쳤습니다. 추락사고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는 일이 산업현장에는 빈번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작업 특성상 와이어 연결고리 방식은 지나치게 번거로울 것 같았습니다. 실제 추락사고는 안전고리를 체결하지 않고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정도로 작업하는 높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착용하는 것만으로 안전하도록 추락을 감지하는 전자식 센서 방식 기반의 웨어러블 에어백을 고안하고 세이프웨어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Q. 시장에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2016년에 제품개발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고 핵심 기술들을 하나하나 자체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초기 개발단계에서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여전히 산업현장에서 많은 사람이 높은 위치에서 작업을 하다가 떨어져 죽거나 크게 다치는 사례를 접할수록 제품 상용화를 꼭 완수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제품은 단순해 보여도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았습니다. 입는 보호복이므로 인체에 무해해야 했고, 작업자를 위한 것이므로 착용감도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전자식 액추에이팅 방식은 완전히 새로 개발해야 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비슷한 제품들은 화약 격발식이라 국내에서 상용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안전을 위한 제품이면 어떤 경우에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명확한 제품 개발 방향도 세웠습니다. 과거 구급차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을 살려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빠른 구조가 가능하도록 블루투스로 연동해 작동하는 사고사실 및 위치 알림 기능도 넣었습니다.

세이프웨어의 안전 장비는 단순해 보이지만, 사람이 직접 입고 사용하는 제품이므로 오차를 줄이고, 더 쾌적하고 내구성도 뛰어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ML)과 IoT, 전자식 엑추에이션 기술(Electric Actuation Technology), 롤피치모델(Roll Pitch Motor Control), 섬유 과학, 인체과학과 의학 분야의 융복합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섬유, 전자공학, 인체 과학 등 여러 분야의 완성도를 위해 전문가 그룹과 협업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카이스트, 포스텍, 서울대학교병원, 현대모비스, 연세대학교 등 국내 굴지의 산학 연구기관들과 R&D공조를 시작했고, 현재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길거리에 무수히 많은 개인형 이동 수단인 전동 킥보드 사용자를 위한 두부 손상 방지 에어백을 현대모빌리티와 함께 개발하는 등 지속적인 제품 카테고리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Q. 세이프웨어의 에어백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건가요?

세이프웨어의 입는 에어백은 산업용과 일상생활용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두 제품의 차이는 디자인과 에어백 팽창 방식에 있습니다. 산업현장의 고소작업 환경에서 안전고리를 잘 체결하지 않는 2~5m 높이에서 가장 추락하기 쉽고 중상 및 사망사고가 빈번하다는 점에 착안해 발명된 산업용 스마트 에어백은 착용자가 추락 시 6축 센서가 위치와 가속도를 감지해 전자식 액추에이터가 인플레이터를 작동시켜 0.2초 이내로 Co2 카트리지를 터트려 에어백을 부풀립니다. 에어백은 추락자의 경추와 골반 등을 감싸 보호해 충격을 줄여줍니다.

또한 바이크 라이더용 스마트 에어백을 최근 출시했습니다. 바이크 라이더용 에어백은 키볼(keyball) 이탈 방식인데, 디자인과 착용감을 크게 개선한 점이 특징입니다. 이외에도 노인 낙상에서 관절과 골반을 보호하는 벨트 형식의 에어백과, 영유아 질식 방지 에어백 등 일상생활용 신체 보호 제품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세이프웨어의 모든 제품은 응급상황 발생 시 사용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지정된 연락처와 관제실에 알림을 보내 구조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Q. 산업현장에서 쓰이던 제품이 일반 기업과 관공서, 군까지 사용 범위가 확장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처음에 건설 현장 등에서 실제 작업자들의 추락사고는 3m에서 5m 정도 저고도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개발하고 보니 건설 현장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과 공기업, 관공서, 군 등 공공기관에서도 그런 작업 형태가 빈번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에어컨 실외기 설치 기사를 위해 전자 대기업에서 제품을 도입한 경우도 있었고, 대형마트와 같이 높은 진열대 작업이나 층고가 높은 창고형 건물 노동자를 위해 제품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군에도 납품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군 공항에서도 비행기나 카고 등 높은 위치의 작업이 많아 저희 제품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토바이를 타고 주로 이동하는 수도방위사령부의 군경찰에게서 저희 바이크용 입는 에어백을 도입한 것이 성과입니다.

Q. 여러 수상 실적이 인상 깊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스타트업으로서 IBK 등 민간에서 주도하는 액세러레이팅 프로그램에서 1기 혁신 창업기업으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후 미국시카고빌드, 두바이 엑스포 등에 저희 제품이 소개되었고, CES 2022, 2023 연속 혁신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매년 열리는 발명가 대상 에디슨어워드에서 금상을 받았습니다.

혁신 제품을 기획해 처음엔 기회 발굴이 어려웠으나 시장에 내놓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중기부 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극복했으며, 초기 사용자를 찾기 힘든 상황을 조달청 혁신제품 선정으로 극복했습니다. 이후 글로벌 대회에 꾸준히 제품을 출품해 수상해 어렵게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판로 개척에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이런 경험으로부터 끊임없는 도전과 실행만이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Q. 세이프웨어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세이프웨어의 비전은 자체 기술개발 역량과 독보적인 성능, 그리고 시장의 수요입니다. 저희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제품을 자체 개발했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스마트 안전장비는 세상에 꼭 필요한 제품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현재도 꾸준히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이미 보유한 기술 관련 특허만 40개가 넘습니다. CES나 에디슨어워드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도 확인했습니다. 이제 이런 기술을 잘 알리고 제조역량을 갖춰 세계로 수출하는 토종 한국 글로벌 기업이라는 목표도 현실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사업 이전에 사람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가치가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상에 취약한 상황에 놓인 노동자나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영유아, 낙상에 취약한 노인이 편하게 입고 다니며 언제든 위험한 상황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일은 분명히 세상을 이롭게 하는 멋진 일이라 믿습니다. 저희는 계속해서 제품을 개발하고 혁신하면 기회는 가치의 크기만큼 찾아오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당 인터뷰는 <월간 군사저널> 192호에 소개되었습니다.